건축가 윤창기의 서울여행
서울의 이면도로문화
외국과 비교하여 볼 때, (특히 유럽과 미국)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가로 문화의 특징은 주(간선) 도로에는 큰 빌딩들이 형성되어 펼쳐지고 이면도로에는 주로 근린생활시설이 발전되어 주 도로의 빌딩에 상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시설과 그 블록에 살고있는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이면도로 문화는 세게 어디를 가보아도 비슷한 가로 환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은 이 이면도로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한다.
이면도로란?
이면도로를 엄밀히 말하면 생활도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생활도로의 의미는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는 도로를 말하면 그 기준은 폭 9m이하로 규정한다. 주 도로를 보통 건축법상으로는 간선도로라고도 하는데 그 간선도로변으로 형성되 있는 건물의 부동산 가격은 주로 그 블록에서 가장 높게 형성된다. 이유는 주로 주 도로의 교차로에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상업시설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건축법적으로 상업지역과 준상업지역등으로 형성되 있다. 그러므로 상업시설과 근린생활시설 그리고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아파트등으로 형성되어 있고 주로 전철역 주변으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천호4거리 주도로의 자정풍경
그 가로변에서 바로 안으로 들어가면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이면도로 문화로 말할 수 있는 풍경이 나타난다. 이러한 풍경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탄성을 지어낸다. 쭉 뻗어 있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근린생활시설들의 간판으로 길거리 간판 문화(밝은 빛)에 놀라고, 대부분 밤 늦게 까지 열어놓고 장사하는 상가들과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림에 두 번째 놀라게 된다. 3번째로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곳을 많은 차들이 계속해서 들락날락 하고 있는 혼잡한 도로 상황에 놀라게 된다. 이러한 인상은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색이다. 이렇게 이면도로 상권이 형성되는 이유는 주간선도로의 부동산 가격에 의해 대기업, 중소 브랜드 그리고 작은 영세상업시설등의 위계가 서열에 따라 지역의 상권에 자라잡으면서 주도로에 자리잡을 수 없는 근린생활시설들이 그 안으로 파고들어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면도로(생활도로) 의 교통통행에도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률도 생활도로에서 사망자가 주(간선) 도로 보다도 훨씬 높다.
천호 4거리 이면도로의 풍경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 과 같이 강동구의 중심인 천호4거리의 일요일 저녁 길거리 풍경이다. 주 도로(간선)도로의 풍경은 큰 건물들로 형성된 넓은 도로가 있지만 주로 보이는 풍경은 건물1~2층에 켜져 있는 밤 늦게까지 영업하지 않는 대기업 또는 이름있는 회사들의 홍보성 간판의 불빛들이며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와 반대로 아래의 사진과 같이 자정이 넘은 시간인 일요일에도 이면도로의 거리 풍경은 마치 대낮 같다. 이를 보면 신기하게도 비교적 낮은 빌딩 전체가 근린생활 시설로 꽉 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울의 이면도로 문화
이러한 생활(이면)도로에 대해서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근에 계획 되어지는 신도시나 주거지역을 보면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부터 근린생활 시설군들이 상가주택의 형식으로 형성되어 있다. 때에 따라서는 그 상가주택군들이 성격이 부여된다. 공방 거리, 카페거리, 음식거리 등 이러한 형성을 보면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이면도로는 상가 앞쪽으로 쭉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사람들은 오히려 도로의 중앙을 삼삼오오 몰려다닌다. 이러다가 통행하는 차량이 있으면 그때마다 길을 터주는 희한한 광경이 발생한다. 그리고 통행하는 차량에 의해 같은 광경이 되풀이 된다. 이러한 풍경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신기하기도 하다. 이러한 거리문화를 위해 가끔은 지자체에서 독특한 자기만의 거리에 대한 지도까지 제작하여 타지역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도쿄, 홍콩과 싱가폴 등 우리와 같은 상황인 국가들에서 비슷하게 보이는 풍경이다. 그렇지만 이런 특별한 비싼 부동산가격에 의해 형성되는 문화이지만 유럽사람들이나 중국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볼 때는 정말 재미있는 풍경 임에 틀림없다.
건대전철역근처 이면도로 풍경
개선해야 할 점
이런 독특한 생활(이면)도로 문화를 바라보면서 개선해야 하는 방향이 보인다. 첫째는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통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 지는 이면도로도 보차분리의 영역이 필요하다. 예를들면 현재 제주도에서 새롭게 신축하는 이면도로안의 건물들처럼 이면도로안의 건축물에도 건축선을 지정하여 도로에서 일정 거리(약2~3m정도 인도나 공개공지로 활용하기 위해)를 이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면도로안의 건물신축 시 미리 건축선을 지정하여 부족한 보행길을 터주는 것이다. 그러한 건축주를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적용 시켜주면 된다.. 두번째로 이면도로의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해 마구잡이로 형성되어 있는 간판의 빛을 적절히 조정해 주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는 일부 지차체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지만 주도로에서 간판정비를 위해 지원금을 주는 정도로 실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사람들이 살고있는 주거지역의 가로정비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영세한 이면도로안의 근린생활시설부터 간판 정비가 필요한 것 같다.
셋째는 활성화된 이면도로에 모여든 사람들을 위해 대도로 변에 지차제의 문화시설 또는 공공시설을 이면 도로로 구축하는 것이다.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의 사이에 끼어 위치한다면 이면도로에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광장이나 공원 등 공공시설이나 문화시설의 공개 공지나 주차장을 공용화 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